위산분비억제제 복용이 위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가?
Acid Secretory Inhibitors and the Risk of Development of Gastric 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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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치료는 위점막의 위축(gastric atrophy) 발생과 연관이 있으며 이는 특히 Helicobacter pylori 감염자에서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 pylori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의 위험을 33∼47% 정도 낮추지만[1,2], 일부 환자에서는 제균 치료 이후에도 여전히 위암 발생의 위험이 감소되지 않는다[3]. 본 연구는 제균 치료를 시행한 H. pylori 감염자에서 PPI 치료가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홍콩의 의료정보시스템인 Clinical Data Analysis and Reporting System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인구기반 코호트 연구(population-based cohort study)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외래에서 clarithromycin 포함 삼제요법을 처방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제균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과 제균 치료 후 12개월 이내에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 제균 치료 후 위궤양을 진단받은 환자, PPI 또는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histamine-2 receptor antagonist, H2RA)를 위암 발생 6개월 이내에 처방받은 환자, 그리고 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는 protopathic bias, reverse causality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외하였다. 성향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후 Cox 비례위험모형을 이용하여 PPI 치료와 위암 발생과의 연관성을 분석하였고 선택편향(selection bias)을 줄이기 위해 H2RA 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조군으로 하였다. 위암 발생은 진단코드 검색을 통해 정의하였으며, 잠재적인 혼란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적어도 주 1회 이상 PPI를 복용하는, 제균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코호트를 매칭을 통해 추가적으로 분석하였다.
제균 치료에 성공한 총 63,397명의 환자 중에서 7.6년(median)의 추적기간 동안 153명(0.24%)에서 위암이 발생했다. 약 5.2%의 환자가 PPI를 복용하였으며 사용기간은 2.7년이었다(median, interquartile range 1.5∼5.1 years). PPI를 사용하지 않는 군과 비교하였을 때 PPI 치료는 위암 발생의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되었으나(hazard ratio [HR] 2.44, 95% confidence interval [CI] 1.42∼4.20) H2RAs는 연관성이 없었다(HR 0.72, 95% CI 0.48∼1.07). 위암 발생의 위험은 비분문부위암(non-cardia cancer)에 국한하여 PPI의 용량과 사용 기간에 따라 증가하였는데, 매일 복용할 경우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HR 4.55 (95% CI 1.12∼18.52)였고, 1년 이상 PPI를 사용한 경우는 HR 5.04 (95% CI 1.23∼20.61), 2년 이상은 HR 6.65 (95% CI 1.62∼27.26), 3년 이상은 HR 8.34 (95% CI 2.02∼34.41)였다. 이전에 H. pylori 제균 치료를 시행하고 PPI를 장기 복용중인 본 연구의 코호트와 제균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PPI를 장기 복용중인 코호트와의 비교분석 결과, 이전에 제균 치료를 시행한 군이 약 8.1배 높은 위암 발생률(incidence rate)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장기간 PPI를 사용하는 것은 H. pylori 제균 치료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위암 발생의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설: 위점막의 위축은 위암 발생의 전구병변으로 만성 H. pylori 감염과 연관되어 있다. H. pylori 제균 치료가 위산저하증(hypochlorhydria) 상태를 호전시키고 점막 손상의 진행을 방지하여 위암 발생의 전구병변을 일부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립되었다[1-3]. 하지만 PPI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제로 가스트린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enterochromaffin-like cell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위내 미생물의 불균형(microbial dysbiosis)을 일으켜 발암성 N-nitrosamine 화합물을 생성하는 균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4]. 따라서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위점막의 위축을 악화시켜 H. pylori 연관 만성위축성 위염과 유사한 상황을 유발하고 위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으며[5-7], 특히 H. pylori 감염 환자에서 그 위험성이 강조되었다[8,9]. 스웨덴에서 797,067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인구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도 본 연구와 마찬가지로 PPI가 위암 발생 위험을 약 3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standardized incidence ratio 3.38, 95% CI 3.23∼3.53) [5]. 관찰연구를 대상으로 시행된 2개의 메타분석에서도 공통적으로 12개월 이상의 PPI 사용이 위암 발생의 위험을 43%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6,7].
본 연구의 결과가 이전 연구들과 다른 것은 이미 H. pylori 제균 치료를 성공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며 이들이 장기간의 PPI를 사용했을 경우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군과 비교하여 약 2.4배의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연관성은 H2RA를 사용하는 환자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PPI의 용량과 사용 시간에 따라 그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비록 여러 연구에서 장기간의 PPI 사용이 위암 발생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였지만, 이들 연구는 대상환자의 기저 H. pylori 유병률에 따라 결과가 달랐던 것으로 추측된다[10-12]. 장기간의 PPI를 사용하는 대규모 코호트에서 위암 발생의 위험을 확인한 연구는 드문데 역류성식도염처럼 장기간의 PPI 치료가 필요할 경우 위암 발생을 관찰할 수 있는 환자군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역류성식도염은 일반적으로 위산분비의 감소가 없고 위체부 위축이 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PPI와 위암전구 병변, 위암 발생의 관계를 알아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대상이다. 장기간의 PPI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제균 치료를 통해 위점막의 염증과 위체부 위축을 호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며, 본 연구에서는 가이드라인의 권고대로 이미 제균에 성공한 환자에서 장기간의 PPI를 사용할 경우의 임상상황을 분석하였다[13].
본 연구가 대규모 코호트에서 장기간의 PPI 사용 결과를 분석하였지만 확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PPI 복용자와 대조군의 기본인구학적 정보가 차이가 나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나이가 다르다(64.1세 vs. 54.3세). 이외에도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유병률 등 많은 잠재적인 혼란변수의 유병률이 PPI 복용자에서 높기 때문에 선택편향의 위험성이 높다. 비록 성향점수 매칭을 시행하였다고 기술되어 있으나 매칭의 balance 여부를 판단하는 변수 각각의 standardized mean difference나 매칭 이후의 기저정보의 통계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없어 적절한 매칭이 이루어졌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또한 무작위대조군 연구만을 대상으로 한 이전의 2개의 메타분석에서는 장기간의 PPI 사용과 위암 발생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하였다[14,15]. 등록된 환자가 왜 장기간 PPI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것과 기저 위내 위축이나 장상피화생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것도 제한점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 결과는 후향적 연구임을 고려해야 하고 향후 대규모 환자를 통한 전향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야 하지만, H. pylori 제균 치료를 시행한 이후에 PPI 치료, 특히 고용량과 장기간의 치료는 확실한 위산분비억제의 필요성에 따라 시행해야 하는 것은 비판의 여지가 없다. 위점막 위축이 남아있는 환자가 위산분비억제 치료가 필요할 경우 H2RA가 PPI보다 우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