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로서 순차 치료는 표준 삼제요법을 대치할 수 있을까?
Can Sequential Therapy Replace Standard Triple Therapy as Helicobacter pylori Erad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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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는 표준 삼제요법이 일차 치료 방법으로 유일하게 급여로 인정받아 왔다.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에서는 2009년에 제균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처음 발표하였으며, 이때 일차 치료로서 표준 삼제요법을 권고하였고, 이는 2013년 개정판에서도 똑같이 유지되었다[1,2]. 그러나 전국적인 제균율은 이미 2000년대 이후 감소하고 있어 8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로, 새로운 제균 치료법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3,4].
새로운 치료법 중 하나인 순차 치료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는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하고, 첫 5일은 amoxicillin만을, 이후 5일은 clarithromycin과 metronidazole을 병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첫 5일 동안 세균의 세포막을 약화시키고, 이후 5일 동안 항생제의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제균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5]. 이후 진행된 여러 연구에서 기존의 표준 삼제요법에 비해 높은 제균율이 다수 입증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0년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에서는 표준 삼제요법과 함께 일차 치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권고하였다[6].
순차 치료의 제균율은 전 세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여 80%-95% 내외로 보고되어 왔다[7]. 대한민국에서 수행된 전국 규모의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는 순차 치료의 intention-to-treat (ITT) 분석의 제균율은 76.4%로, 삼제요법의 63.9%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8]. 그러나 이마저도 제균 치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여겨지는 80%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 서구에서 주로 진행된 연구 결과보다는 제균율이 그리 높지 않음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대한민국에서 비교적 높은 clarithromycin과 metronidazole의 내성률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수행된 기존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9,10].
이번 연구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비해 비교적 높은 84.7%의 제균율을 보여, 74.1%의 표준 삼제요법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11]. 이는 기존 연구 결과 중 per-protocol(PP) 분석과 유사한 정도이며, 후향 연구임을 감안할 때 기존의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대상자의 2/3 이상이 조기 위암 또는 위선종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경우로, 특별한 병리 소견 없이 감염만 있는 경우에 비해 제균율이 통상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연구 결과에 비해 높은 제균율을 보이는 것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순응도가 95% 이상의 매우 높은 결과를 보였는데, 스케줄에 따라 약제가 달라지는 복잡함으로 정확히 약제를 복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순응도에 따라 제균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치료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이상 반응은 순차 치료에서 기존의 표준 삼제요법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간 뿐만 아니라 metronidazole의 추가로 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그러나 대부분에서는 약제를 중단할 정도의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아 실제 순응도에는 지장을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심각한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8].
이번 연구에서 치료가 실패한 경우는 비스무스 포함 사제요법으로 이차 치료를 시행하였다. 이차 치료의 성공률은 표준 삼제요법에서 92.4%로, 순차 치료의 77.8%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순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 metronidazole에 내성이 있는 경우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에 metronidazole이 포함된 사제 요법에서도 효과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표준 삼제요법과는 달리 순차 치료에서 실패한 경우는 비스무스 포함 사제요법보다는 다른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의 한계로는 후향 연구라는 점, 한 기관에 국한된 결과로 지역에 따라 항생제 내성이 다른 대한민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및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점 등이 있다. 제균 치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항생제 내성이며, 대한민국의 경우 항생제 내성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성에 따른 맞춤 치료가 향후 가장 제균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요법과 더불어 맞춤 치료의 효과를 규명할 수 있는 전향적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기대된다.
Notes
Availability of Data and Material
All data generated or analyzed during the study are included in this published article.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Funding Statement
None
Acknowledgements
N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