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본 연구는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환자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에 대한 1차 치료로서 보노프라잔-테트라사이클린 2제 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향적 단일기관 개방형 비열등성 무작위대조군 연구(prospective, single center, open-label, non-inferiority,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다[
1], 300명을 대상으로 보노프라잔-테트라사이클린 2제 요법(VT, vonoprazan 20 mg, 1일 2회+tetracycline 500 mg, 1일 3회)과 비스무스 4제 요법(BQT, lansoprazole 30 mg, 1일 2회+bismuth 150 mg, 1일 3회+metronidazole 400 mg, 1일 3회+tetracycline 500 mg, 1일 3회)으로 무작위로 배정하였다. VT 2제와 BQT의 제균율은 intention-to-treat (ITT) 분석에서 92% (95%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 86%-96%) vs. 89% (95% CI, 83%-94%;
p=0.56), per-protocol (PP) 분석에서 95% (95% CI, 90%-98%) vs. 98% (95% CI, 93%-99%,
p=0.25)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비열등성이 확인되었다(
p-value for inferiority,
p< 0.001 in ITT analysis and
p=0.001 in PP analysis).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VT 2제에서 유의하게 더 낮음을 보여주어, 헬리코박터 감염에 대한 1차 치료법으로서 BQT에 비하여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어 페니실린 알러지 환자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 기반 2제 요법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해 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제균치료는 위암 예방을 목적으로 시행한다. 최근에는 헬리코박터 감염도 다른 감염성질환에서처럼 인식하여 항생제에 대한 관리 개념을 적용하자는 경향이 있다[
2]. 되도록이면 경험적 항생제보다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토대로 처방하는 것이 원칙이나, 임상에서는 어려운 면이 있어 그 지역의 내성률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2제 요법은 아목시실린을 포함한 요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3-
5]. 아목시실린은 내성률은 낮으나,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연구는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환자에서 VT와 BQT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한 무작위대조 비열등성 시험이다.
3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연구는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헬리코박터 감염 초치료 대상의 18-70세 사이의 성인 환자에서 BQT에 비하여 VT 2제의 효과를 비교하는 것이다.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는 양성 13C-요소호기검사로 확인하였다. 실험군인 VT 2제는 보노프라잔 20 mg을 하루 2회(20 mg/정)와 테트라사이클린 500 mg을하루 3회(250 mg/정) 총 14일간 복용하였고, 대조군은 BQT군으로 란소프라졸 30 mg을 하루 2회(30 mg/정), 콜로이드비스무트 150 mg을 하루 3회, 테트라사이클린 500 mg을 하루 3회(250 mg/정)와 메트로니다졸 400 mg을 하루 3회 복용하였다. 보노프라잔, 란소프라졸, 비스무트는 식사 30분 전에, 테트라사이클린과 메트로니다졸은 식사 직후에 복용하였고, 생성난수 시퀀스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1차 종결점(primary outcome)은 약 복용을 시작한지 8주 후 요소호기검사를 통하여 확인된 제균성공률이다. 2차 종결점(secondary outcome)은 부작용의 발생빈도와 심각성의 정도였다. 심각도는 4단계로 나누었고, 전체 약의 80% 미만을 복용한 경우에는 순응도가 나쁘다고 기록하였다. ITT 분석은 수집된 모든 환자가 포함된 것이고, modified ITT (mITT) 분석은 최소 1회 이상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이 모두 포함되었고, PP 분석은 약물의 80% 이상을 복용하고 추적 관찰을 완료한 환자로 정의하였다.
VT 2제와 BQT의 제균율은 ITT 분석에서 92.0% (95% CI, 86.1%-95.6%) vs. 89.3% (95% CI, 83.0%-93.6%;
p=0.56)였고, mITT 분석에서 94.5% (95% CI, 89.1%-97.4%) vs. 93.1% (95% CI, 87.3%-96.4%;
p=0.78)였다. 또한 PP 분석에서 95.1% (95% CI, 89.7%-97.8%) vs. 97.7% (95% CI, 92.9%-99.4%;
p=0.25)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각각 비열등성이 확인되었다(p-value for inferiority,
p<0.001 in ITT analysis,
p<0.001 in mITT analysis, and
p=0.001 in PP analysis, respectively) (
Table 1).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VT 2제에서 14.0%, BQT에서 48%를 보이며 VT 그룹에서 유의하게 전반적으로 더 낮았고(p<0.001), 중증 합병증도 유의하게 더 낮았다(p<0.001). BQT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이나 어지럼증, 쓴 맛 등이 있었고, VT 그룹에서는 메스꺼움, 피부발진 등이 있었다.
이 연구는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초치료 환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의미가 있다. 2024년 ACG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전히 가장 추천되는 치료로 BQT를 권고하고 있다(
Table 2) [
6]. 또한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PCAB-아목시실린 2제 요법을 사용하는 것을 처음으로 제안하고 있는데, PCAB가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에 비해 더 강한 위산 억제 작용으로 제균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7].
그러나 페니실린 알러지나 세팔로스포린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여전히 BQT를 복용해야 한다.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계는 구조적으로 유사한 베타-락탐계를 갖고 있어 세팔로스포린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교차반응(cross-reactivity)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BQT의 대안으로서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된 보노프라잔-아목시실린 제제를 세팔로스포린 알러지가 있는 사람에게도 처방하기 어렵다.
메트로니다졸은 메스꺼움이나 쓴맛으로 인해 복용하는 내내 어려움을 겪거나 중도탈락자가 적지 않은 단점이 있는데, 이 연구는 처음으로 테트라사이클린을 이용한 2제 약제로 BQT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테트라사이클린은 내성이 매우 낮아 새로운 1차 약제로 훌륭한 약제라고 할수 있다[
8].
PCAB와 테트라사이클린 2제 요법은 페니실린 알러지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초치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는 BQT에 비해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유리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는 보노프라잔으로 수행된 연구이고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들이 보노프라잔이라, 국내에서의 연구도 더 활발히 진행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