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이 연구는 유럽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관리 등록사업(European Registry on
Helicobacter pylori Management, Hp-EuReg) 데이터를 활용하여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비스무스 사제 요법(bismuth quadruple therapies, BQT)의 사용 추이, 제균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 평가하였다[
1]. 전체 49690명의 등록환자 중 15582명(31%)이 BQT를 처방 받았다. BQT 사용률은 2013년 8.6%에서 2021년 39%로 증가하였다. 특히 단일제형 BQT (single-capsule BQT, ScBQT)는 bismuth, metronidazole, tetracycline이 포함된 단일 제형의 캡과 PPI (protone pump inhibitor)를 병용하는 요법의 처방이 전체 BQT 중 43%를 차지하였고, 모든 유럽 지역에서 90% 이상의 일관된 제균 성공률을 보였다. 제균 치료 성공률과 관련된 요소는 치료 순응도(odds ratio [OR]: 8.447,
p<0.000), ScBQT 사용(OR: 1.941,
p<0.000), 10일 대비 14일 요법(OR: 1.396,
p<0.000), 표준 또는 고용량 PPI 사용(OR: 1.696,
p<0.000)이었다. 연구 등록환자들의 치료 순응도(처방된 약물의 90% 이상을 복용한 경우)는 95% 이상이었다. 약물 부작용은 40%로 보고되었지만 중대한 부작용은 1% 미만으로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들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10%였다.
해 설
H. pylori는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 위암 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제균 치료의 표준으로 사용되어 온 표준 삼제요법(standard triple therapy)은 clarithromycin에 대한 내성 증가로 인해 제균 성공률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의 clarithromycin 내성률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7%-46% 수준이며 이로 인해 표준 삼제요법의 제균 치료율은 70%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
3]. Maastricht V 가이드라인에서는 clarithromycin 내성률이 15%를 초과하는 지역에서는 표준 삼제요법을 1차 치료로 권장하지 않는다[
4]. 이러한 이유로 많은 국가에서 표준 삼제요법을 더 이상 1차 제균 치료로 권고하지 않고 있다[
4,
5].
상대적으로 낮은 항생제 내성률로 인해 BQT는 clarithromycin의 내성률이 높은 지역에서 효과적인 치료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4-
6]. 이러한 점에서 유럽의 대규모 등록 연구인 Hp-EuReg를 통해 9년간 수집된 BQT의 사용 추이, 치료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분석은 국내 임상 현장에서 1차 제균 치료로서 BQT의 적용가능성을 검토하는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표준 삼제요법에 비해 BQT가 상대적으로 중대한 부작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바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임을 제시했다. 특히 복용약물의 개수가 적은 ScBQT는 95% 이상의 높은 순응도를 보였고 이상 반응 보고는 약 40%에서 발생했으나 중대한 이상반응은 1% 미만였다. Bismuth, metronidazole, tetracycline이 하나의 캡슐(Pylera)에 고정 용량으로 포함된 ScBQT는 1회 3정씩 하루 4회, 별도 PPI를 하루 2회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복용 약물의 개수와 복잡성을 줄여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ScBQT는 유럽 전 지역에서 항생제 내성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90% 이상의 제균 성공률을 보였으며, 이는 복약 편의성과 제형적 특성에 기인한 높은 순응도와 내약성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clarithromycin 내성률이 높은 국내 진료 환경에서도 항생제 감수성 검사 없이 ScBQT를 경험적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균 성공률에 유의하게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높은 치료 순응도, ScBQT 사용, 10일 요법 대비 14일 요법, 표준 또는 고용량 PPI 사용이 포함되었다. ScBQT는 치료 순응도가 높고 내약성이 우수하여, 1차 치료 약제 선택 시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으며, 14일 치료 기간 및 표준 이상 용량의 PPI 병용이 효과적인 제균 전략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이는 임상에서 H. pylori 제균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PPI 용량에 따른 효과 차이도 유의하게 관찰되었다. 표준 또는 고용량의 PPI와 병용한 경우에는 90% 이상의 제균율을 보인 반면, 저용량 PPI와 병용한 경우에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낮은 위내 산도를 강력하게 유지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와 같은 새로운 위산 억제제가 BQT 효과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5,
7,
8],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유럽 다국적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유럽 내 의료 환경과 항생제 내성 양상이 국내와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를 국내 진료 환경에 직접 적용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국내는
H. pylori 감염률, 항생제 처방 관행, 보험 제도, 약제 접근성 등의 면에서 유럽과 차이를 보이므로, 치료 전략 도입 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BQT를 1차 치료로 적용하는 경우, 복약 복잡성 및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 가능성 등의 요소가 임상 현장에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BQT의 1차 치료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는 유럽의 대규모 등록사업 데이터 분석을 통해 BQT가 H. pylori 제균 치료에 효과적임을 보여주었다. BQT는 높은 제균 성공률과 안전성을 보였으며, 특히 높은 순응도, ScBQT 사용, 10일 대비 14일 치료기간, 표준 또는 고용량의 PPI 병용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 없이도 BQT를 경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BQT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향후 위산 억제제의 선택과 치료 기간 조정에 관한 추가 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