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진료에 있어 의료감정을 통해 얻은 교훈

Lessons Given to Gastroenterologists in Clinical Practice through Medical Apprai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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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Helicobacter Up Gastrointest Res. 2021;21(4):349-350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December 6
doi : https://doi.org/10.7704/kjhugr.2021.0055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of Bucheon St. Mary’s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Seoul, Korea
김태호orcid_icon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Corresponding author: Tae Ho Kim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of Bucheon St. Mary’s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327 Sosa-ro, Bucheon 14647, Korea Tel: +82-32-340-7017, Fax: +82-32-340-7227, E-mail: kimtaeho@catholic.ac.kr
Received 2021 November 9; Revised 2021 November 12; Accepted 2021 November 12.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더 많은 사람이 의료혜택을 보게 됨에 따라 역설적으로 의료와 관련된 분쟁은 점차 증가되고 있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하였던 고난이도의 치료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의 기대 또한 높아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여기서의 의료분쟁(medical dispute)은 ‘의료와 관련하여 환자와 의사 사이에 생긴 다툼을 총칭’하는 말이다. 의료행위의 결과가 예상과 달리 나쁘게 나온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다툼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의료사고(medical accident)란 ‘의료서비스로 발생한 예상하지 못한 나쁜 결과’를 의미한다. 이러한 불상사는 잘못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리고 그 잘못이 누구의 잘못이든 관계없이 원하지 않았거나 예상하지 않았던 나쁜 결과를 의미하는 ‘중립적’인 용어이다. 그리고 의료사고가 모두 의료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의료과오(medical malpractice) 또는 의료과실(medical error)은 의료진의 잘못으로 발생한 결과로, 의료분쟁에 있어서 주된 쟁점이 되는 부분이다[1].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경우 합의, 조정이나 중재로 분쟁을 해결하지만, 이러한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이 이루어지며 재판을 통해 해결한다. 의료감정(medical appraisal)은 의료소송 재판을 진행할 때, 법관이 잘 모르는 분야인 의료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증거수집의 한 방법으로, 해당 사건과 관련이 없는 전문가가 특정 사안에 관한 의견이나 지식을 보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분야의 재판에서 감정이 활용되고 있지만, 의료소송에서는 핵심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의료감정서는 합리적인 기준과 근거에 의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작성되어야 하며, 본인의 소신이나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의료감정 전문가의 양성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의료분쟁조정법 제1조에 명시되어 있듯이 (1)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 공정하게 구제하고, (2)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감정서 작성시 필수적으로 기재하는 사항은 1. 사건번호와 사건명, 2. 당사자의 성명, 3. 감정 대상, 4. 사실조사의 내용 및 결과, 5. 과실 및 인과관계의 유무, 6. 후유장애의 유무, 종류 및 정도, 7. 감정 소견, 8. 작성일, 9. 관할 감정부의 명칭이다. 이 중 소화기내과 의사의 측면에서 가장 신경써서 작성하는 부분은 5. 과실 및 인과관계의 유무와 7. 이에 대한 감정 소견이다[2].

과실의 유무는 의료진의 의무를 다하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항목이며, 의료진의 의무 중 최근 재판에서 판단기준으로 가장 우선시되는 의무는 주의의무와 설명의무이다. 즉 의사가 진찰 및 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처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 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04.4.9 선고 2003다33875 판결 참고). 주의의무는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검토하여 감정한다. 즉, 적절한 적응증을 가지고, 필요한 사전 검사 및 검토를 하며, 해당 의료행위와 관련된 악결과를 미리 예견하며, 악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주의와 조치를 다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장천공과 관련된 의료분쟁에 이러한 주의의무 위반이 적용되는 사례가 증가되고 있다. 그리고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의 위반과 손해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대법원 2005.9.30. 선고 2004다52576 판결 참조) [3].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의료행위와 나쁜 결과와의 시간적 접근성이 있어야 하며, 의료행위가 행해진 부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가 일치하는가 하는 사항적 접근성, 그리고 다른 원인의 개입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내용이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환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해당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설명의무가 있다. 또한 이전의 판결에 비추어 보면 설명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을 의사측에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대법원 2007.5.31 선고 2005다 5867 판결 참조) [4]. 그러므로 의료행위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 가능한 위험성 등을 환자가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성인이라면 환자 자신에게 책임의사 또는 담당의사가 직접 환자의 입장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여야 한다. 설명의무 위반도 의료법 제24조의2, 제2항에 명시되어 있는 보건의료인의 설명의무 위반 행위에 해당하므로, 진료행위에 과실이 없어도 의료법 위반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념하여야 한다.

의료행위는 본질상 여러 위험성으로 인한 잠재적인 의료사고 분쟁의 가능성이 있다. 의료분쟁의 경우 환자 측에서 의료진의 의료기술 상의 오류를 판단하거나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환자 측에서 의료과오에 대한 책임 추궁의 방법으로 환자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불충분한 설명만을 이유로 의사에게 의료과오의 책임을 추궁한다면 의권의 위축을 초래하는 반사적인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의 보장과 의권의 보호라는 양면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의료분쟁 사항에 대한 의료감정을 수행하면서, 의료보험이라는 의료체계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선의 진료를 수행해야 하는 의료공급자와 인터넷이나 방송 등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최고의 진료를 원하는 의료소비자 간의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의사들은 최소한 동시대의 평균적인 의학지식에 맞추어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지식의 수준을 유지하여야 하겠다. 무엇보다 환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전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Note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ferences

1. Lee KS, Jang JC, Hwang SC. Practical guidelines for medical evaluation in neurosurgery Seoul: The Korean Neurosurgical Society; 2018.
2. Baik KH, Jang YH, Shin HH, et al. Medical accident assessment textbook for medical dispute mediation Seoul: Korean Medical Dispute Mediation and Arbitration Agency; 2019.
3. National Law Information Center. Case information in 2005 [Internet]. Sejong: National Law Information Center; 2005. [cited 2021 Oct 30]. Available from https://www.law.go.kr/%ED%8C%90%EB%A1%80/(2004%EB%8B%A452576).
4. Law Newspaper. Case information in 2017 [Internet]. Seol: Law Newspaper; 2017. [cited 2021 Oct 30]. Available from https://m.lawtimes.co.kr/Content/Case-Curation?serial=5351&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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