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icobacter pylori (
H. pylori) 제균치료 시 위 내의 pH를 6-7 이상으로 높게 유지시켜 항생제 안정성을 증가시키고
H. pylori에 대한 항생제 최소 억제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항생제의 작용을 최적화하는 것이 제균 성공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1].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는 최고 혈중농도 도달 시간이 2시간 미만이고, 반감기는 5.7-8.8시간으로 기존의 proton-pump inhibitor (PPI)보다 작용 시작 시간이 빠르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3]. 이러한 강력한 위산 억제 효과를 바탕으로 P-CAB 기반
H. pylori 제균치료 요법과 관련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4]. 일본에서 승인된 P-CAB인 vonoprazan을 기반으로 한 제균요법이 PPI 기반 요법과 비교하여 우수한 제균율을 나타냄을 보여주었는데[
5], Murakami 등[
6]은 특히 clarithromycin 내성 균주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 vonoprazan 기반의 제균요법이 PPI 기반 요법과 비교하여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우월성을 나타냄을 입증하였다(82.0% vs. 40.0%,
p<0.0001). 이후에 보고된 메타분석들에서도 마찬가지로 clarithromycin 내성 균주에서는 vonoprazan 기반 제균요법이 더 우월한 제균율을 보였고(81.5% vs. 40.9%,
p<0.00001), clarithromycin 감수성 균주에서는 PPI 기반 제균요법과 유사한 제균율을 보였다(94.9% vs. 89.6%,
p=0.006) [
7,
8]. 비교적 최근에 보고된 미국과 유럽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앞선 일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clarithromycin 내성 균주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는 vonoprazan이 기존의 PPI 기반 요법에 비하여 제균율이 더 우월하였으며(65.8% vs. 31.9%,
p<0.001), clarithromycin 감수성 균주에서는 비열등함을 입증함으로써(84.7% vs. 78.8%,
p<0.001), vonoprazan의 효과가 인종에 따른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9].
국내에서 개발된 P-CAB 제제인 tegoprazan은 vonoprazan과 마찬가지로 PPI에 비해 빠르고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 효과를 보이며, 2020년부터
H. pylori 제균치료에도 승인을 받아 이를 기반으로 한 제균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 시행된 다기관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tegoprazan과 lansoprazole 기반 제균요법 7일의 제균율을 비교하였고 그 결과 tegoprazan이 lansoprazole에 비하여 비열등함이 입증되었으나(62.9% vs. 60.6%,
p=0.0090), 두 치료군 모두 70% 미만의 낮은 제균율을 보였다[
10]. 이후 보고된 후향연구에서는 tegoprazan과 rabeprazole 기반 제균요법 14일의 제균율을 비교하였고 76.7% vs. 75.4%로 양 군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p>0.999), 앞서 7일간 시행했을 때보다 높은 제균율을 보였다[
11]. 이는 tegoprazan 기반 제균요법 7일과 14일의 제균율을 비교하였을 때 14일 요법이 7일 요법에 비해 제균율이 유의하게 높음을 보여주었던 후향연구와도 같은 결과이다(78.6% vs. 63.9%,
p<0.001) [
12]. 이번 연구에서는
H. pylori의 1차 제균치료로 tegoprazan과 lansoprazole 기반의 표준삼제요법 14일의 제균율을 후향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13]. Tegoprazan 50 mg 기반 삼제요법군에는 64명이, lansoprazole 30 mg 기반 삼제요법군에는 295명이 포함되었다. 두 군의 intention-to-treat (ITT) 제균율은 각각 76.6%와 75.6% (
p=0.03), per-protocol (PP) 제균율은 각각 88.9%와 88.4% (
p=0.01)였으며, 결과적으로 tegoprazan 기반 제균요법이 lansoprazole과 비교하여 비열등함을 입증하였다. 앞서 국내에서 시행된 tegoprazan과 PPI 기반 표준삼제요법 7일의 제균율과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에서 더 높은 제균율을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ITT 제균율이 양 군 모두 80%에 미치지 못하였다. 최근 개정된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1차 제균요법으로 표준삼제요법을 14일로 복용 기간을 늘리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제균율을 향상시키기는하나[
14], vonoprazan 관련 연구들에서 1차 제균율이 80%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tegoprazan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clarithromycin 내성 균주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 vonoprazan이 PPI에 비해 우월함이 입증되었던 것과 달리, 국내 연구에서는 clarithromycin 내성 균주와 CYP2C19 신속 대사형(extensive metabolizer)에 대한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tegoprazan의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하였다[
10]. 이러한 차이를 보인 이유로, P-CAB가 빠르고 강한 위산 분비 억제 효과를 발휘하기에 tegoprazan의 농도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과, clarithromycin 내성 균주의 최소 억제 농도 분포의 차이, tegoprazan과 vonoprazan 사이의 약동학적 차이에 대한 가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tegoprazan 군의 환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H. pylori 배양 검사 기반의 항생제 내성 검사가 시행되지 않아 기존의 vonoprazan 연구에서처럼 clarithromycin 내성 균주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의 제균율을 비교 분석할 수 없었다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제균치료에 있어 tegoprazan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고용량의 tegoprazan을 기반으로한 요법과 균주 내성에 따른 제균율 차이, 그리고 내성 균주의 항생제 최소 억제 농도 값 및 CYP2C19 신속 대사형에 대한 추가 분석이 보고된다면, 국내에서도 P-CAB 기반의 제균치료가 제균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