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Helicobacter pylori,
H. pylori) 감염은 만성 위염, 소화성궤양, 위 점막연관림프조직형 림프종(mucosa-associated lymphoid tissue lymphoma) 및 위선암의 발생 기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전통적으로
H. pylori 제균요법은 표준 삼제요법(프로톤펌프 억제제+2개의 항생제[amoxicillin, clarithromycin 또는 metronidazole]) 을 사용하였으나 최근 국내 항생제 내성률의 증가로 인해 표준 삼제요법의 제균율은 약 70% 정도로 낮게 보고하였다[
2]. 표준 삼제요법의 제균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clarithromycin 내성으로 국내 clarithromycin 내성은 지역별로 다르지만 20% 정도로 보고하였다[
3]. Clarithromycin 내성은 23S 리보솜 리보헥산(ribosomal ribonucleic acid, rRNA) 유전자의 domain V의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4], 항생제 내성 검사에는 크게 2가지 방법이 있으며 표준 감수성 검사와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이 있다.
H. pylori 제균치료에 있어 agar dilution 방법이나 Epsilometer 검사방법을 통해 개별적인 항생제 내성 검사를 시행하고 내성여부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수 있겠으나
H. pylori 배양 조건이 워낙 까다롭고 여러 차례 배양을 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어 실제적으로 널리 시행하고 있지 않다. 또한, 표준 감수성 검사는 점돌연변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5]. 따라서,
H. pylori 항생제 내성검사를 위해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real-time PCR, 및 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with deoxyribonucleic acid(DNA) probes 등을 이용한 분자생물학적인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6,
7]. Clarithromycin 내성과 관련하여 아시아 지역에서는 A2143G, A2142C/G, A2144G 돌연변이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하였고[
8-
11], 국내에서는 A2142G, A2143G, A2144G, T2182C, T2190C, A2223G, C2195T 등의 23S rRNA 유전자 점돌연변이를 간헐적으로 보고하였다[
12-
15]. Clarithromycin에 대한 내성은 대부분 23S rRNA gene의 2142 혹은 2143 위치의 점돌연변이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돌연변이와 clarithromycin 내성 사이의 인과 관계는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지만, 점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부위가 clarithromycin의
H. pylori 결합에 영향을 주는 부위로 밝혀져 있다. 현재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을 이용한 상업화된
H. pylori 항생제 내성 진단키트들은 대부분 A2142G, A2143G와 A2142C의 점돌연변이를 검사하고 있다.
이번 논문에서는 기존의 연구에서 수집한 A2142G와 A2143G 점돌연변이 결과를 바탕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표준 삼제요법(esomezole 40 mg, amoxicillin 1 g, clarithromycin 500 mg, 하루에 2번, 10일)의 제균성공률을 분석하였다[
16]. 분석 결과 A2142G의 경우 점돌연변이가 있더라도 100%의 제균성공을 보인 반면, A2143G 점돌연변이의 경우 16.7%로 낮은 제균성공률을 보였다. 하지만, A2142G 점돌연변이가 3명, A2143G 점돌연변이가 총 6명으로 분석에 포함된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기존 문헌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메타 분석을 시행하였다. 메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본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A2142G 점돌연변이의 경우 93.9%의 제균성공률을 보였으나 A2143G 점돌연변이의 경우 wild type에 비해 낮은 제균성공률을 보였다. 각각의 연구에서 사용된
H. pylori 제균치료는 표준 삼제요법을 7일에서 10일간 사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저자들은 A2143G 점돌연변이가 clarithromycin 내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자라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메타분석에 포함된 A2142G 점돌연변이의 경우 6개 연구에서 총 25명이 포함되었고 각각 개별 연구에 포함된 수도 대부분 5명 미만으로 그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A2142G 점돌연변이가 clarithromycin 내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숫자가 적다고 하겠다. 그리고 점 돌연변이 외에도 clarithromycin 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에 대해 추가적인 분석을 시행하지 못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최근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표준 삼제요법으로
H. pylori 제균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clarithromycin 내성 검사를 권고하였고, 이전 연구에 따르면 PCR을 이용한
H. pylori 제균성공률은 90% 이상의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었다[
17,
18]. 따라서, 표준 삼제요법을 사용한 제균치료를 시행하기에 앞서 적극적으로 clarithromycin 내성 검사를 시행한 뒤에 제균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을 줄이고, 불필요한 항생제 남용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처럼
H. pylori 제균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항생제 내성 기전을 밝히는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고 내성 기전에 대한 연구 결과가 쌓여나간다면 현재 낮은
H. pylori 제균성공률을 높이는데 큰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